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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세기의 유산, 왁스캔버스 Sailor's Waxed Canvas
작성자 헤비츠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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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6-05-02 1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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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vitz



 Sailor's Waxed Canvas

20세기의 낭만이 가득한 왁스캔버스


다양한 왁스캔버스 제품들이 수입되면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한껏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쉽게도 국내 제조사들은 이 낭만 가득한 소재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수 많은 기능성 원단과 천연 원단의 교차점에 위치하고 있는 왁스캔버스는 현대 원단들에 여러모로 뒤쳐지는 것 같지만, 반대로 아웃도어 시장에서는 그 어떤 소재도 넘보지 못할 정도로 확고한 정통성을 점하고 있다. 헤비츠의 왁스캔버스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왁스캔버스의 역사를 살펴 본다.

글 : 김준기




 ⓒ hevitz





캔버스의 기원
캔버스는 면이나 린넨 등의 섬유를 직조하여 만드는 가장 튼튼한 직물 중 하나다. 세로줄(날실)과 가로줄(씨실)을 한 번씩 교차하게 하여 각 조직점에 걸리는 실의 장력과 마찰력을 모두 이용하므로, 단순하면서도 튼튼하다. 초기에는 대마(hemp) 섬유로 캔버스를 만들었기 때문에, 대마를 뜻하는 그리스어 cannabis에서 캔버스 직물의 이름이 유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굵고 튼튼하게 짠 평직물을 캔버스라고 한다.


 

 대마 줄기의 섬유질 By Natrij


인류가 초기에 이용한 섬유는 식물의 줄기를 적시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해 분리해 낸 섬유질 다발이었다. 이렇게 이용할 수 있는 비슷한 식물들이 많았는데, 개항기 아시아권에서는 이런 초피 섬유들을 모두 '마'라고 통칭하여 아마(Linen), 저마(Ramie), 황마(Jute), 대마(Hemp)등으로 불렀으나, 현재 식물학에서는 모두 다른 속으로 분류된다. 그 중에서 중세 유럽에서 널리 쓰인 것은 부드럽고 튼튼한 아마(flax), 린넨이었다. 린넨은 면화 플랜테이션이 개발되는 19세기 전까지 서양의 주요 의복섬유였고, 종이를 만드는 데도 사용됐으며, 그 씨앗(linseed)은 기름을 내어 잉크나 물감에 썼다.

당시 서양의 범선 역시 린넨 돛을 썼다. 해양강국이었던 네덜란드에서는 린넨으로 직조한 천을 doek이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영어로 넘어오면서 duck이 되었고, 그 자체로 돛sail canvas을 의미하게 됐다. 린넨으로 만든 돛은 튼튼했지만 너무 무거웠고, 19세기 즈음 가볍고 질긴 면cotton duck으로 대체되기 시작한다. 한편 사람들은 cotton duck을 duck canvas라고 부르거나, 줄여서 duck이라고 간단하게 불렀다. 여담이지만, 이 duck cloth에 고무계 접착제를 발라 만든 테이프가 '화성에서도 쓴다는' 저 유명한 duck tape다.

By G.F. Nesbitt & Co., printer - Westward by Sea: A Maritime Perspective on American Expansion, 1820-1890


왁스캔버​스의 탄생
​범선을 운용하던 중세인들은 오래 전부터 젖은 돛이 바람을 담는 데 훨씬 효율적임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돛이 젖으면 무게가 크게 증가해 오히려 배를 느리게 만들곤 했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15세기 무렵, 선원들은 돛에 사용하는 린넨 캔버스로 지은 옷에 생선기름이나 지방질(grease)을 먹여 우비로 사용하곤 했는데, 이것이 후에 돛의 효율을 높이는 한편 궂은 날에도 돛이 젖지 않는 오일코팅의 시작이 된다.

1795년, 스코틀랜드의 돛 제작자 Francis Webster가 아마포 돛에 린시드 오일을 먹인 oiled flax를 개발한다. 오일 플랙스는 젖은 돛보다 가벼웠고 비에 맞아도 젖지 않았기 때문에, 영국 함대와 경범선(clipper)에 사용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된다. 클리퍼란 아주 빠르게 항해할 수 있는 가벼운 범선으로, 19세기 유행하면서 항해술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다. 특히 영국에서 차(茶) 수요가 늘어나던 19세기, 중국과 영국을 빠르게 항해할 수 있는 클리퍼가 많이 건조되었고, 이런 배들을 tea clipper라고 했다.

마치 오늘날의 F1이 자동차기술을 선도한 것처럼, ​이 티클리퍼를 좀 더 빠르게 만들기 위해 개발된 기술들이 19세기 항해술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린넨 대신 좀 더 가벼운 이집트면에 린시드오일을 적용한 최초의 왁스 코튼 역시, 이 시기 티클리퍼 돛으로 개발된 소재다. 다만 이렇게 만든 돛은 린시드오일의 특성 때문에 두 가지 단점이 있었는데, 하나는 낮은 기온에서 매우 뻣뻣해 졌고, 돛이 빠르게 바래는 경향이 있었다.

1920년, 웹스터는 마침내 파라핀 왁스를 주입한 면을 개발한다. 이 소재는 발수성이 뛰어나고 통기성이 없어 돛으로 쓰기 좋았고, 린시드오일을 사용했을 때의 단점이 없었다. 초기 왁스캔버스는 영국의 세 회사가 공동으로 개발하여 복잡한 생산 공정을 거쳐야 했다. 스코틀랜드에서 웹스터가 직조한 뒤, 랭커셔에서 검정색 혹은 올리브그린 색으로 염색하고, 런던에서 '쿠프라-암모늄(cupro–ammonia)' 처리를 하여, 다시 랭커셔에서 왁싱을 하면, 비로소 웹스터에서 판매할 수 있었다.

웹스터는 이 소재를 영국 시장에서 바로 판매하는 것에 매우 조심스러웠고, 결국 당시 영제국 중에서 영국과 환경이 가장 비슷한 뉴질랜드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렇게 하여 만들어진 왁스코튼이 오랫동안 웹스터의 트레이드마크로 남게 된 Japara다. 왁스캔버스는 최근까지 개량되었으며, 영국의 British Millerain사가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왁스 코팅한 우의는 선원들이 돛을 만든 캔버스 천에 생선기름이나 그리스유를 발라 입던 것이 시작이다. (출처 : 우의의 변천사) 이는 해군에서 적극 받아들였고, 2차 대전까지 군용 원단으로 널리 쓰였다. 현대에 와서는 아웃도어 및 바이크 의류에 많이 쓰였다.




​현대의 왁스캔버스

왁스캔버스는 선박용으로 널리 사용되면서 잠시 성공하게 된다. 그러나 20세기 선박기술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기 때문에, 웹스터사로서는 이 직물의 다른 사용처를 물색할 필요가 있었다. 아웃도어 의류를 생산하던 J. Barbour & Sons가 왁스재킷을 제작했고, 마침 크게 성장하던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Belstaff가 왁스 코튼을 사용해 바이크 의류를 생산했다. 이 원단은 2차대전 동안 영국군 우의로 사용됐고, 1940~50년대 동안 군용 소재로 널리 사용됐다.

이런 이미지 덕분에 캔버스는 오랫동안 튼튼한 아웃도어용 직물의 대명사였다. 물론 현대에 태어난 수 많은 합성섬유들에 비하면, 면섬유의 내구도나 발수력 등 하나하나의 기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같은 두께의 강철보다 강하다는 나일론을 시작으로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PTFE, 제품명 고어텍스)까지, 캔버스의 기능 특성을 능가하는 현대 직물소재는 상당히 많다. 그러나 왁스 코튼은 여전히 가격 대비 최대의 방풍력과 발수성을 제공하는 소재이며, 상대적으로 무거운 무게와 유지관리 노력이 들어가는 점을 제외하면 매우 균형 잡힌 원단이다.

왁스캔버스는 거친 남성적 이미지 뿐 아니라, 자연 소재인 면섬유의 촉감을 정직하게 반영하고 있다. 사용된 원료에 대해 누구나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덕분에, 화학원료에 대한 공포가 만연한 오늘날에도 왁스캔버스는 여전히 인기 있는 기능성 소재 중 하나다. 자연의 촉감을 유전자에 각인한 사람들은 캔버스의 매력을 한 눈에 알아본다. 치밀하게 직조된 면직물의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은 여전히 유지하고, 여기에 왁스라는 또 하나의 클래식한 소재가 기능성을 더하고 있다. 두툼한 왁스캔버스는 투박하고 무던하며 친근하고 믿음직스럽다.

직조 캔버스는 단위별 무게에 따라 번호를 매겨 용도를 구분한다. 헤비츠에서 사용하는 마텍신 왁스캔버스는 평방야드 당 14.75oz 무게의 10번 캔버스에 왁스를 먹인 것이다. 왁스 마감이 끝나면 평방야드당 19.84oz(675gsm)가 된다. 덕넘버에 따른 올의 밀도와 왁스의 질감을 신중하게 비교하여, 충분히 두꺼우면서도 일상 용품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선택했다. 선원들이 돛, 해먹, 타프 등에 사용하던 두껍고 무거운 캔버스는 아니지만, 섬유 및 방적기술이 발전한 지금은 이 정도도 패션 소재로 사용하기에 큰 무리가 없다. 실제 가장 무거운 평방야드 당 30온스의 #1 캔버스덕은 250파운드의 힘에 찢어지는 반면, 14.75온스의 #10 캔버스덕은 185파운드에서 찢어진다. 절반의 무게지만 74%의 인장강도를 지니고 있어 효율적이다.








왁스캔버스 이해하기
순수한 파라핀왁스는 녹는점이 낮은 고체형태로, 45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간단히 낮은 점도의 액체로 만들 수 있다. 왁스캔버스는 이 액상의 왁스를 캔버스에 흡수시켜 만드는 것으로, 면직 섬유에 흡수된 왁스가 점착되어 왁스캔버스가 완성된다. 일반 캔버스에 비해 25%가량 더 무겁고 통기성이 없으며, 약간 촉촉하고 차가운 촉감을 유지하고 있다.

왁스캔버스는 20세기의 낭만을 머금은 멋진 소재다. 특히 군용 패브릭으로 오랜 동안 사용된 덕분에, 남성들에게는 독특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이 소재는 생각보다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신선함이 있다. 우선 왁스 때문에 일반적인 봉제 작업이 어렵고, 작업의 어려움과 소재의 투박함이 맞물려 현대적인 깔끔함이 떨어진다. 무엇보다 일반 패브릭보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고급 수입소재여서, 대중의 이해도가 낮았던 과거에는 선뜻 적용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이제는 자연에 가까운 소재들이 각광을 받고, 잔뜩 멋을 내기보다 편하고 자연스럽게 일상을 즐길 수 있는 디자인이 대세다. 언뜻 투박하고 낡아보일 수도 있지만, 편안한 디자인 덕분에 늘 곁에 두고 내 흔적을 고스란히 쌓아갈 수 있기도 하다. 일반 면에 비해 질기고 내구성이 좋아서, 한 번 제품을 만들면 오래도록 관리하며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것은 면직물에 대한 수요를 만족시키면서도, 면화 생산의 환경적 충격을 가능한 최소화할 수 있다.
왁스가 캔버스의 직조구조를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에, 왁스캔버스는 물을 흡수하거나 통과시키지 않는다. 덕분에 배의 돛이나 선원들의 우의, 가방으로 사용된 데 이어 세계 대전 당시 군용 우의와 천막 등으로 사용되었고, 현대에 와서는 다양한 아웃도어 의류나 방풍 재킷 등에 사용되고 있다. 사용하면서 왁스가 조금씩 마모되어 발수력을 잃어가는데, 주기적으로 새롭게 왁스를 녹여 보충해 주면 처음처럼 발수력을 회복한다.
이 왁스 때문에 왁스캔버스에는 독특한 스크래치가 생긴다. 왁스캔버스를 구기거나 손톱으로 긁으면 그 부분의 색상이 자연스럽게 밝아지며 흔적이 남는다. 마치 촛농이 하얗게 굳어 부서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왁스캔버스 소재의 특성 중 하나로,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섬유코팅제는 대부분 비슷한 운명이다. 그러나 다른 기능섬유들은 공장이 아니면 재생이 어려운 반면, 왁스캔버스는 소비자가 직접 왁스를 새로 덧발라서 보수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 오래도록 러프한 느낌으로 사용할 수 있는 왁스코팅 의류들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도 패브릭 왁스들이 수입/생산되고 있다. 바버왁스나 오터왁스 등이 유명하며, 국내에서는 유봉산업 등이 리폼왁스를 생산한다. 리폼용 고체왁스와 헤어드라이기, 스폰지 정도만 있으면 간단하게 집에서 왁스코팅 의류를 만들거나 보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패브릭 왁스 제품은 1~2년마다 유지보수하는 것을 권장한다.

​간단한 스크래치의 경우 그 부분만 헤어드라이기로 가열하면, 원래 머금고 있는 왁스가 녹아 스스로 스크래치를 복원한다. 혹시 잘 복원되지 않는다면 크레파스를 칠하듯 고체왁스를 살짝 문지른 다음, 드라이어로 녹여 스며들도록 한다. 1년 정도 사용해 전체적으로 색상이 뿌옇게 바래고 발수력이 떨어졌다면, 전체적으로 리폼왁스를 충분하게 흡수시켜 다시 코팅한다. 고체형의 대용량 왁스바는 끝을 조금씩 녹여가며 문질러 칠할 수 있고, 캔에 담긴 왁스는 초 등으로 가열하여 스폰지로 찍어 바를 수 있다.

 


ⓒ hevitz x manus:cript 

 



 



 




빈티지 끝판왕, 왁스캔버스 Waxed canvas


쓰면 쓸수록 멋있어지는 내구성 높은 천연소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가죽에 필적하는 소재를 찾는 사람들이 왁스캔버스로 눈을 돌리는 것은 필연에 가깝습니다. 왁스캔버스는 면을 두껍게 직조한 캔버스에 왁스를 먹여 만드는 것으로, 질기고 유연한 캔버스에 왁스 특유의 보호력과 묵직함이 더해집니다. 수 많은 기능성 소재 중에서 왁스캔버스는 개인이 직접 간단하게 보수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헤비츠의 왁스캔버스는 미국 마텍신사의 고급 제품입니다. 손으로 왁스의 촉촉함을 바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충만한 왁스함량은 국내에 '왁스캔버스'로 출시되어 있는 경쟁 제품들의 품질을 압도합니다. 두텁고 농밀한 수입 왁스캔버스는 재료 원가만 네 배 이상이며, 제품 제작 공정도 상당히 까다롭지만, 브랜드의 자존심을 걸고 왁스캔버스 전용 라인을 구축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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